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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용했던 제품들의 사용기를 올리는 곳입니다.

가끔은 PEN과 함께 일탈을 꿈꾸자!!!
옥토/전호정05-03 14:25 | HIT : 2,871



가끔은 PEN과 함께 일탈을 꿈꾸자!!!


++



예전에 사진동호회 게시판에서 pen이라는 카메라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어떤 분이 오프에서 본 pen을 보고 뽐뿌를 받아서 구입했다는 글. 나는 pen이라는 카메라가 궁금했다. 사진을 구해서 보았는데, 첫인상은 그냥 그저그런 카메라였으며 하프사이즈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덕수궁에서 혼자 사진을 찍던 어느날, 나는 pen을 직접 만져보게 되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놀러나온 듯한데, 남자분은 집안 장농에 있던 카메라라 들고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의 f3hp를 보더니 내가 사진 좀 찍는가보다하고 생각했나보다. 나에게 사용법을 물었는데, 나름대로 이런저런 장비를 많이 만져봐서 왠만하면 다 다룰줄 안다고 생각했건만, 이 작은 카메라 아무리 만져보고 돌려봐도 사용법을 알수가 없었다. 분명 수동인것 같은데 포커스며 노출이며 어찌 맞추는 것인지...

바로 그 문제의 pen 이라는 카메라. 이렇게 생겼다.



오늘 소개할 카메라는 바로 이 카메라 Olympus pen ee3 다.

- 1973 ~ 1986
- half size lens shutter
- D. Zuiko 28mm F3.5
- 4m 고정초점
- 1/40,1/200sec 자동 변환
- X 접점
- 108×66×42mm,335g
- 셀레늄 광전지 ,Electric Eye 방식
- ASA 25 ~ 400
- 셀레늄 광전 전원

*** 스펙 자료는 pen user club (http://spacus.net/pen )에서 가져왔습니다. ***


올림푸스에서 출시된 pen 이라는 카메라. 최초 pen 의 개발은 1959년 누구나 사용하기 쉽고 튼튼하고 경제적인 작은 카메라를 만들기위한 데에서 시작 되었다고 한다.
pen의 종류도 pen original series, pen F series, pen D series, pen EE series 가 있다.
이 중에 내가 갖고 있는 pen은 비교적 후기 모델에 속하는 pen ee3 이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과거 한때 석유파동으로 필름값을 아끼기 위해 이 카메라가 불티나게 팔렸었다고도 한다..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어떤 분의 말씀에 과거에 소풍갈때 사진관에서 빌려가던 카메라가 pen 이었다고 하니 어느정도 일리가 있기는 한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pen FT가 갖고 싶었다. 하프카메라이면서 렌즈교환형 SLR 카메라다. 그렇기에 다른 SLR보다 비교적 작은 크기이다. 기동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작은 사이즈의 SLR카메라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작은사이즈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너무나 아름다운 바디였다.

하지만, pen FT의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나에게 더이상의 고급바디는 무의미했다. 그리고 내가 pen 을 구하려한건 가볍게 즐겁게 사진에 있어서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일탈을 꿈꾸듯이 사진을 찍고 싶어서였다.
그것을 위해서는 pen ee3가 제격인 카메라였다.


TMY, self portrait, 봉천동 , 2004


이 사진을 보면 pen의 사이즈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pen ee3 는 목측식 자동카메라이다. 1.5m 이후 거리에 고정 초점인 팬포커스 카메라이다.
(위 스펙에는 4m라고 되어있지만, 메뉴얼에도 1.5m부터라고 나와있고, 내가 경험한 바로도 1.5m 부터는 포커스가 맞는다.)
그리고 노출도 자동이다. 셀레늄 전지에서 노출을 재고 자동으로 셔터속도(1/40, 1/200)와 조리개값이 조절되는 자동카메라이다. 얼핏보기에는 수동카메라같지만 결국 자동카메라인 셈이다.
즉, pen으로 사진을 찍을때는 심도, 포커스, 노출 등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너 피사체??? 나 펜이야!!!"

그러고 찍으면 그만이다. 넘버쓰리의 송강호식 카메라라 부를 수 있겠다.
그럼, 송강호 스타일 사진한번 보자.


TMY, friends and me, 어린이대공원 , 2004


어린이 대공원에 출사 갔을때 사진이다. 이때 나는 아직 pen을 구입하기 전이었으며, 친구의 pen을 보고 반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사진은 파인더 볼것도 없이 pen을 높이 들고, 그리고 나를 향하고 찍었다. 이날 마구 뛰어다니며 pen으로 난사하는 나를보고 사람들은 필름이 없는 줄 알았다고 한다. 하프라서 부담이 없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아무리 하프라지만 막찍다보면 비싼 필름 한롤 다쓰는거 금방이다..^^;

바로 이렇게 막무가내(?), 아니 좋게 말하면 포커스, 노출 등 고민할 것 없이 프레임만 신경쓰며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래서 구하게 된 카메라가 바로 pen ee3 이다. 포커스, 노출, 프레임 모두 세심하게 신경써야하는 카메라가 FM2라면 pen ee3는 그 모든것을 무시할 수가 있다. 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하면 포커스가 어긋날 일도 없다. 어두워서 최대 조리개 개방에서도 1/40의 속도로 촬영할 수 없다면 셔터가 아예 안눌려진다. 반면에 적당한 빛만 있다면 그냥 눌러도 적정 노출로 촬영되는 카메라이다.


이쯤에서 작고 이쁘다고 말로만 그러지 말고 실제로 사진을 한번 보자.







이쁘다고 느껴지는가? 아니라면 충분히 그럴수있다. 나도 처음에는 이녀석이 뭐가 이쁘다는거야? 했었다.
그러나 다시보면 볼수록 이쁘고 야무지다고 느껴지는 바디이다.





필름카운터의 모습이다. 작은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필름카운터는 1에서 72까지 모든 숫자를 보여준다. 그리고 빨간 바늘이 인상적이다. 작은 바디에 이 동그란 필름카운터는 귀여움을 더해준다.





썰렁하기 그지없는 뒷모습. 전체 사진은 생략한다. 하프사이즈인지라 세로프레임의 파인더가 보인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필름을 감는 다이얼이다.
다이얼 방식으로 필름을 감는게 아쉽긴하다. 하지만, 이 작고 저렴한 카메라에 더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아직까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프사이즈라함은 필름크기의 절반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카메라는 그냥 세웠을때 가로프레임이지만, 이 하프판 카메라는 보통 상태가 세로프레임이다.
즉, 가로프레임의 사진 한장이 들어갈 자리에 세로프레임 사진 두장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하프사이즈라서 36컷 짜리 필름을 장착시에 72컷까지 촬영이 가능하다. 필름 소비를 1/2로 줄일수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나는 이 카메라의 한컷을 한장의 사진으로 사용하지 않고 두장이 붙어있는 사진을 한장의 사진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결국 36컷 짜리 필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셈이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인화했을때 기본적인 필름풀로 인화하게 되면 한장에 작은 사진 두개가 들어가게 될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버린 두장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재미가 바로 하프판 카메라 pen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시간의 정지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정지한 모습의 사진이지만 그 사진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기도 한다. 혹은 이 사진의 다음 장면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이때 사진을 두장 연속으로 보여주면 사진가는 사진을 보는 사람에게 자신이 사진에 담고자했던 정보를 더욱 자세하게 제공하게 된다. 혹은 오히려 더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스토리 있는 사진을 만들기 쉬운 카메라가 바로 pen이다. 일반 카메라로도 두장을 연속으로 붙여서 사용할 수는 있으나 그렇게되면 36컷짜리 필름을 결국에는 18컷만 이용하는 셈이되어버린다..^^;;

또한 일반카메라로 항상 세로프레임을 촬영하기는 자세가 좀 불편하다.. 그렇지만 pen은 평상시가 세로프레임이다..
pen을 사용하다보면 세로프레임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




TMY, 버스, 봉천동 , 2004






TMY, 친구, 여의도 , 2004






TMY, 골목, 봉천동 , 2004






TMY, 아이, 영등포 , 2004






TMY, 직진, 여의도 , 2004






TMY, 계단, 서울대학교 , 2004




++



아무래도 낡은 카메라에 일반 필름사이즈의 절반만을 사용하는 똑딱이 카메라인지라 화질에서는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사진을 찍을때에는 이녀석을 주머니에 넣을 수 밖에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가끔은 pen과 함께 자유로운 사진을 찾아서 일탈을 하고 싶다..



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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