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때로는 일기를.. 때로는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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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리지 않는 즐거움..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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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사진 한장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 그날의 봄볕은 너무나 따사로웠다. 할머니와의 사진을 찍은 날 이후로 나는 그 사진이 과연 어떻게 나왔을지 너무나 궁금하였다. 슬라이드필름 두롤은 이미 다 찍어서 따로 챙겨두었고, 카메라에 들어있는 다른 한롤 마저 카운트를 10여장 남기고 있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거 조금 더 기다렸다가 세롤을 가지고 충무로에 가서 현상을 하기로 했다. 충무로에 직접 가서 현상하면 2시간만에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고, 동네 현상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가 있다. 다른 필름의 결과물이 궁금한 나는 10여컷 남은 필름을 난사하게 되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게 되면 꼭 후회를 한다. 왜 이 장면을 나는 찍었을까 하고 후회하며 나중에 현상을 하고나서도 그냥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사진이 되게된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화요일, 목요일 모두 시간이 없는 나로서는 수요일 밖에 기회가 없었다. 금요일까지 기다리기에는 나의 참을성이 너무나 부족했다. 드디어 수요일 남은 필름을 모두 소비하였다. 필름 세롤을 들고 현상소로 향하는 발걸음은 시험장소에 지각할까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뛰어가는 그것과 비슷하였으며, 두근두근 띄는 내 심장은 첫 데이트의 설레임과도 유사하였다. 사진을 맡기고, 앞으로 사용할 필름을 몇개 구입한 후, 대학로에서 현정이와 저녁을 먹었다. 마침 그 날은 파라과이와 국가대표 축구시합이 있는 날이었다. 그러나 나는 축구 결과가 별로 궁금하지 않다. 머리속에는 온통 사진이 어떻게 나왔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드디어 약속된 시간.. 9시 정각, 필름을 받았다. 떨리는 손끝으로 필름을 꺼내어 라이트박스에 올려놓는다. 한번 스윽 훑은 사진은 노출, 포커스 실패한 사진은 없다. 일단 마음의 안정..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사진을 바라본다..  지금 Snap 갤러리에 올려놓은 사진이며, 사진 찍을때의 정황은 그 게시물에 적어놓았다. 모니터로 보는 사진은 암부의 계조가 모두 죽어버렸지만, 슬라이드로 바라본 이 사진에는 현장감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고모네 집 거실로 들어오는 늦은 오후의 햇살과 주름진 소파의 따스한 색감, 어지럽혀진 거실 그리고 할머니와 나.. 그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사진에 담겨 있었다. 또한 할머니의 미소가 담겨 있어서 좋았다.. 이런 긴장과 감동은 사진 취미 생활에 활력을 준다. 나름대로 의미있는 사진을 찍겠다고 주제를 정하고 동네를 돌아다니고 도심을 헤짚고 다니는 재미도 있었지만, 때로는 소소한 사진 한장에서 느껴지는 감동과 보람이 훨씬 클 때도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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